사회학의 연구대상과 방법들(1) - 사회학의 역사적 형성과정
사회학(sociology)이란 ‘사회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설명하려는 학문(socio+logos)’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로는 사회학과 다른 사회과학들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사회학은 사회를 연구하는 다른 사회과학들과 어떤 점에서 구분되는가? 이 점은 무엇보다도 사회학의 역사적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분명해진다.
시민혁명, 산업혁명, 사회학
사회학은 서구의 현대, 특히 시민(부르주아) 혁명과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하여 생겨난 현대적 학문분과들 중 하나이다. 현대 이전에는 사회가 주로 통치자의 시각에서 신학, 철학, 정치학, 심리학, 법학 등에 의해 이해되고 또 해명되었다. 이것은 아마도 사회구성의 원리가 상대적으로 단순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양대 혁명은 사회의 모습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토지를 중심적 생산조건으로 하는 영주와 농노 간의 봉건적인 신분질서와 달리, 새로운 사회의 핵심적인 특징은 사유재산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 및 산업의 발달에 따른 시민계급 또는 부르주아 계급의 성장이었는데, 이것은 흔히 부르주아 시민사회의 발달이라고 이야기된다.
도시를 거점으로 상공업과 교환경제가 발달하면서 상공업자들을 중심으로 시민계급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봉건적 지배에 대한 정치적 불만이 커져 정치적 자유와 사유재산의 보호를 요구하는 정치적 운동들이 전개되면서 봉건적 지배질서는 서서히 해체되기 시작했다. 특기 산업혁명에 이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발달과 부르주아 혁명에 이은 자유주의 및 민주주의 이념의 확산, 절대주의 국가 및 현대적 국민국가의 등장은 봉건적 질서의 해제와 더불어 정치와 경제 또는 국가와 시민사회의 분리를 낳았다. 결국 사유재산을 기반으로 한 자율적인 시장경제 또는 시민사회의 발달은 더 이상 전통적인 학문으로 사회를 이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했으며, 새로운 사회적 질서를 이해하기 위해서 새로운 학문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사회학의 성립은 바로 시장경제의 발달에 따른 자율적인 시민사회의 형성을 기반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종합적 학문으로서의 사회학
19세기 전후의 초기 사회학자들에게 새로운 사회의 모습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해되었다. 콩트(A. Comte), 스펜서(H. Spencer), 뒤르켐(E Durk-heim) 등은 새로운 사회를 산업의 발달에 따라 분업화되고 시장의 자유로운 계약 및 교환이 이루어지는 산업사회 또는 분업사회로 본 반면에, 맑스(K. Marx)는 산업활동의 기반이 되는 자본의 소유 여부에 따라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착취와 불평등이 심화되는 계급사회로 보았다. 한편 베버(M. Weber)는 화폐경제의 발달에 따라 합리적 계산에 근거한 효율적 생산과 관리 통제가 이루어지는 합리화된 사회로 보았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사회에 대한 종합 학문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경제 영역, 정치 영역, 문화 영역, 이데올로기 영역 등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사회학의 대상은 단순히 시민사회에 국한되지 않는 사회 전체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이 경제를, 정치학이 정치를, 인류학이 문화를, 사회복지학이 사회복지를, 언론학이 언론을 연구하는 대상으로 한다면, 사회학은 이러한 다양한 영역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서 하나의 전체적인 사회를 구성하는지, 또 그것들이 어떤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지를 연구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