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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의 연구대상과 방법들(2) - 사회학의 현대적 관심, 구조와 행위, 거시와 미시사회학/사회학적 상상력과 사회학의 관심 2021. 1. 10. 23:11
사회학의 현대적 관심
사회학의 종합적인 성격은 현대 사회학에서도 잘 나타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의 발전과 노동자들의 조직화된 계급투쟁에 따른 복지국가의 등장, 포드주의적 생산체계의 도입에 따른 소비사회의 도래, 산업화에 따른 환경위기의 심화, 성, 인종, 지역, 평화 등을 쟁점으로 하는 적대의 다양화,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새로운 사회운동들의 등장, 대중문화의 발전, 정보산업의 발전, 냉전체제의 붕괴와 세계화의 진전, 핵전쟁의 위험 등은 서구사회의 모습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들은 곧바로 새로운 이론적 흐름들을 낳았는데, 포스트 맑스주의, 새로운 사회운동론, 시민사회론, 포스트 모더니즘, 위험사회론, 정보사회론, 세계화이론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사회학 역시 이러한 지적, 이론적 자원들을 끌어들이면서 종학적인 이론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종합적 성격은, 사회가 파편화되고 학문들 역시 분화와 전문화로 나아 감으로써 전체 사회 또는 세계체제에 대한 종합적 전망을 보여주기 어려운 오늘날의 지적 상황에서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구조와 행위, 거시와 미시##
사회와 개인, 구조와 행위
사회학 이론에서 흔히 사용되는 초역사적이고 일반적인 개념들로는 사회와 개인, 구조와 행위, 거시와 미시 등이 있다. 이들 개념 쌍은 서로 혼용되기도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결코 동일 시 될 수 없는 것들이다. 사회와 개인은 전체와 부분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사회란 상호작용하는 개인들이 모여서 형성한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구조와 행위는 사회적 관계의 양상 또는 계기이다. 구조는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사회적 관계의 유형’을 의미하며, 행위는 ‘개인들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작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구조와 행위는 따로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행위들의 관계적 총체가 곧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관계적 총체는 개인들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조건으로서 다양한 물질적, 정신적 자원들과 규칙들의 분배관계를 내포한다. 말하자면 자본가의 행위는 자본이라는 물질적 자원의 소유와 자본의 자유로운 처분이라는 자본주의적 규칙을 내포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거시와 미시
구조와 행위가 사회적 관계의 양상이라면, 거시와 미시는 사회적 관계의 수준이다. 물론 거시와 미시는 상대적인 개념이며, 거시와 미시 사이에는 다양한 수준들이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거시와 미시는 각각 구조와 행위를 내포한다고 할 수 있는데, 말하자면 거시적 구조와 거시적 행위, 미시적 구조와 미시적 행위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친구관계, 가족관계, 이웃관계 등이 미시적 관계라면, 시민사회, 자본주의 경제관계, 계급관계, 국가, 세계체제 등은 거시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나의 관계 속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거기와 미시의 구분의 사회학 이론의 구성전략 속에서도 나타난다. 흔히 구조적 이론으로 분류되는 구조기능주의, 체계이론, 구조주의, 맑스주의 등은 대체로 사회체계, 자본주의 체제, 그리고 언어, 담론, 권력 등의 전체적인 관계와 같이 상대적으로 거시적인 대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거시적 이론’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개인 행위를 거시적인 구조나 관계의 효과로 설명하거나, 하나의 구조적 요인에 의해 다른 구조의 발생 또는 변화를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행위이론으로 취급되는 해석적 사회학, 교환이론, 상징적 상호작용론, 민속방법론 등은 대체로 해석적 상호작용 상황, 상호주관적 생활세계, 대면적 상호작용, 의미형성 과정 및 관행과 같이 상대적으로 미시적인 대상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분적, 맥락 구속적 문제들을 구성하고자 하는 ‘미시적 이론’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미시적 상황 속에서의 개인적 자율성 또는 상호작용의 우연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결정과 개인적 자율성, 거시적 결정과 미시적 자율성
한편 거시적 이론과 미시적 이론의 구분 속에서 우리는 사회학에서 사용하는 사회와 개인, 구조와 행위, 거시와 미시 등의 일반적인 개념들이 단순히 사회현상들을 분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현상들 간의 상호연관을 규명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개념들 간의 관계는 흔히 결정을 자율성이라는 관념을 통해 설명된다. 사회적 결정과 개인의 자율성, 거시적 결정과 미시적 자율성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세계체제와 개별 국가 간의 관계를 보면, 세계체제와 밀접한 경제적 연계를 가진 국가의 경제적 정책이나 전략은 세계체제의 경제적, 군사적, 국제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조건들에 의해 구조적인 제약을 받는다. IMF 체제에서 한국사회의 경제정책이 제약을 받은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반면에 한국사회 내의 국가(기구)는 개별 자본가들 또는 기업들에 대해서 더 많은 자율성을 지닌다. 정부가 각종 정책수립과 도덕적 압력을 통해 경제구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바로 정부가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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