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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란 무엇인가? (1) - 사회의 이해
    사회학/사회학 관점에서의 인간과 사회 2021. 1. 14. 21:23

    ‘사회’라는 말은 오늘날 ‘봉건사회’, ‘지역사회’, ‘국제사회’ 등 여기저기 일반화되어 적용되고 잇따. 하지만 영어의 ‘association’이나 ‘society’, 독일어의 ‘gesellschaft’에서 출발한 ‘사회’는 서양이 중세 말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말인 동시에 하나의 근대적인 역사 현상이었다. 그 핵심적 의미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울림”, 그리고 “사람들이 어울리는 모임”이라는 데에 있었다. 그러니까 그것은 사교, 모임, 결사화, 회사, 사회 등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고, 그런 사교와 모임들이 실제적인 현상으로 활발히 나타난 데에서 사회라는 용어도 생겨나게 되었다.

     

    2차적 결사체로서의 사회

    이 사교와 모임들에서 특히 새로운 점은 잘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 즉 서로 잘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 어떤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모여 사교를 하거나 이익을 도모하는 모임이라는 점이었다. ‘사회’란 ‘낯모르는 사람들의 사교와 모임’에서 출발하는 말이었고, 서양의 고전적인 사회학자들은 사회를 본래는 연고 없고 낯모르는 사람들이 어떤 공통의 관심과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모여서 상호작용하고 관계를 맺는 ‘2차적 결사체’라고 정의하였다. 그래서 봉건시대에 일반적이던 혈연, 지연에 기반한 ‘공동체적’ 인간관계 및 조직구성의 원리, 즉 ‘공동체’와는 대조적인 새로운 현상, 근대적인 현상이라고 보았으며, 공동체적 질서로부터 결사체적 질서, 혹은 사회적 질서로의 이행이라고 파악하였다.

    한편 이러한 모임이나 결사의 종류는 다양했는데, 기업체, 상공업자 조직(한자동맹, 전국 규모의 자본가 계급조직 등)와 같은 구체적인 ‘결사체’가 있는가하면, 학자나 사상가들이 추상적으로 설정한 개념상의 ‘사회’도 있다.

     

    ‘사회’ 개념의 확장

    이렇게 볼 때, 사회라는 개념은 역사적으로 서양 중세 말 ‘사회’라는 현상이 출현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근대로 넘어와 한층 더 지배적인 인간관계의 방식이 되어가면서, 사회 개념은 공동체적 인간관계와 실서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확장, 적용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 이상만 모이면 모든 것을 ‘사회’라고 부르게 되었고, 가족이나 친구 등의 소규모 ‘집단’은 물론, 그보다 넓은 범위의 학교, 군대, 직장과 구별되는 ‘험난한 바깥세상’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나아가 사회는 전체적인 인간생활의 영역 가운데 한 부분,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나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한 영역을 가리키기도 하고, ‘한국사회’ 혹은 ‘사회문제’와 같은 식으로 사용할 때처럼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전체사회’를 지칭하기도 한다. 심지어 수백 개에 이르는 국가의 국민들이 상호작용하며 모여 사는 지구촌까지도 ‘지구사회’라 부르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사회라는 용어는 다양한 수준의 집단생활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그 핵심은 “상호교류하고 상호작용하는 인간들의 집합”, 혹은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인간들의 상호작용과 상호관계의 종합”이라는 데 있다.

     

     

    ## 사회실재론과 사회명목론 ## 

     

    ‘사회’ 개념의 핵심은 ‘개인들 간의 상호관계와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와 작용이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견해가 엇갈린다. 그 중 한 가지 차이는 바로 사회실재론과 사회명목론의 대립이다.

     

    사회실재론

    어떤 학자들은 사회가 인간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관꼐들로 얽혀 있어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개개인들의 외부에서 개인들의 사고와 행위를 구속하는, 개인들로 환원할 수 없는 고유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본다. 즉 사회는 개인들 외부에 실재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를 이렇게 이해하는 관점을 흔히 ‘사회실재론’이라 부른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많이 받은 콩트, 맑스, 뒤르켐 등 대부분의 고전사회학자들은 사회의 구조적인 특성을 강조하는 실재론의 입장을 보였다. 특히 콩트나 뒤르켐 같은 학자들은 사회를 생물유기체에 비유하면서, 그것을 개인들로 구성된 거대한 ‘초유기체’로 보았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집단이나 조직, 기관들은 심장, 허파, 위장, 혈관 등과 같은 인체 내의 기관들이 그렇듯이 전체 사회유기체 내에서 생존과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을 맡아서 수행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관점은 후에 파슨스, 머튼 등 미국의 ‘구조기능주의’의 관점과 이론으로 계승, 발전되었다.

     

    사회명목론

    한편 사회실재론의 관점과 달리, 사회란 궁극적으로 개인들의 성질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개인들의 속성으로 환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자들도 있었다. 단위의 속성이 전체의 속성을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는 사회보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 즉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행위하는 개인들을 더 중시한다고 할 수 있다. 상호작용과 상호관계라는 것들은 개인들이 벌이는 행위이며, 사회는 이러한 개인들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말하자면 개인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계는 개인들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들의 마음 속, 의지, 주관세계 내부에 존재하개 때문에, 개인의 외부에 사회가 독자적으로 존재한다는 실재론적 사고는 단지 사람들의 ‘상상’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처럼 사회를 단지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을 ‘사회명목론’이라고 하며, 이 이론은 개인보다 사회를 우선시하는 관점을 거부한다.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한 고전 사회학자들로는 베버, 쿨리, 미드, 짐멜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객관적인 사회구조 보다는 개개인들의 행위를 중시하였다. 개인들의 행위가 주관적, 상징적 동기와 의미, 해석을 담고 있으며, 사회는 이러한 개인들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래서 베버의 경우는 사회학이 행위를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였고, 연구방법도 기능적인 분석이나 수량적인 관찰과 해석의 방법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이 같은 사회명목론은 후에 블루머, 버거, 가핑클 등의 ‘상징적 상호작용론’이나 ‘현상학적 사회학’, 민속방법론’ 등으로 계승,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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