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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회학사회학/서양 근대사회의 형성과 사회학의 흐름 2021. 1. 13. 22:31
미국 사회학의 영향
한국에서 사회학의 제도화는 1940년대 말부터 미국의 영향하에서 이상백, 이해영 등의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의 사회학에서는 미국적인 경향 속에서 1960년대 말까지 미국의 주류 사회학이었던 구조기능주의와 실증주의가 주류를 이루었다. 연구 분야로는 당시 한국사회의 과제를 반영하는 것들, 특히 인구, 가족, 농촌, 도시, 근대화 등이 주축을 이루었다. 사회학자 양성도 미국 유학을 통해 주로 이루어졌고, 이들이 사회학계를 주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광복 이후 1970년까지 이루어진 사회학적 연구 가운데에는 농촌사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1/3 정도를 차지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농촌개발에 초점을 두었으며, 구조기능주의의 시각에서 사회를 전통사회와 근대사회로 구분하고 전통사회는 부정적인 것, 근대사회는 긍정적인 것으로 설정하였다. 정책적으로는 농촌의 개조, 전통의 해제 및 서구적 행동양식의 적극적 도입 등을 추구하는 입장이었으며, 이는 당시 정부의 ‘근대화’ 정책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사회학은 한국의 ‘자본주의화’를 근대화와 동일한 것으로 파악하면서 근대화는 좋은 것이라는 시각에서 이를 미화하고 근대화를 이룩하기 위한 정책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1960년대 말까지의 사회학은 자본주의적 근대화와 자본가계급 및 정치권력을 정당화시키는 기능을 하였다.
비판적 사회학의 성장과 맑스주의의 도입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1970년대 초반에 들어서서 미국, 유럽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한완상을 비롯하여 이 시기에 새로 미국이나 서구에서 귀국한 일단의 학자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 형성된 비주류의 연구방법과 비판적 경향의 사회학 이론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도입하였고, 이것은 붐을 이루면서 수용되었다.
그 결과 1970년대 중반에는 미국의 인도주의 사회학, 밀즈를 비롯한 급진사회학,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적인 경향의 유입은 한국 사회학에 여러 가지 반성을 불러일으켰으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그러한 반성 가운데에는 한국의 사회학자들이 외국에서 발달한 사회학이론을 무비판적으로 한국에 적용해왔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 사실상 체제와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지적되었다. 그래서 외국 이론을 한국적 풍토에 맞도록 개조하고 토착화시켜야 하며, 정치권력으로부터 학문적 자율성을 획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강하게 대두되었다. 이 새로운 학문 경향을 통해서는 체제를 비판하는 경향과 맑스주의 이론을 도입하는 경향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1980년대 초반, 1970년대까지 국가정책의 기조를 이루었고 주류 사회학의 기본사각을 이루었던 ‘근대화이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종속이론’ 혹은 ‘제3세계론’이 김진균 등의 학자에 의해 적극적으로 유입되어 급속히 확산되었다. 이 이론은 근대화론과 근대화정책이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고 선진국에 대한 종속을 심화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이러한 비판적인 경향은 1980년대 초반을 거치면서 서관모를 비롯한 이른바 ‘소장학자’들에 의해 ‘서구 맑스주의’ 이론을 유입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다시 ‘맑스-레닌주의’ 이론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급진화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사회의 변동과 발전을 자본주의적 발전 혹은 서구 자본주의에 종속된 상태에서의 자본주의적 발전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한국의 주류 사회학에 도전을 가하며 커다란 새 흐름을 형성하게 되었다.
사회학적 관심의 다원화
이상과 같이 한국의 사회학은 광복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겪으면서 변천해왔으며, 오늘날 여러 가지의 연구 경향들로 다변화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사회계급론, 산업사회학, 한국사회론, 사회운동론, 민족사회학, 노동사회학, 여성사회학, 정치사회학, 문화사회학 등과 같은 것들이 새로운 관심영역들로 대두되어 발달하고 있으며, 그 반면에 인구, 가족, 도시, 농촌, 사회심리, 이론, 연구방법론, 지식사회학 등에 대한 관심은 퇴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경향은 1990년대 후반부터는 한층 더 가속화되어 시민사회와 사회운동, 이것과 관련된 사회학 이론, 시민운동, 비정부단체(NGO), 비영리단체(NPO)에 관한 연구, 정치사회학 및 지역사회학 연구, 그리고 정보화, 문화, 성, 환경, 세계화와 관련된 관심과 연구분야는 활성화된 반면, 계급론에 기반한 변혁이론과 방법에 대한 탐구는 퇴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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